이상봉 도의원 주최...정작 문제 뭔지도 몰라

지난 1월 이상봉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에 대한 공론화를 위해 마련한 자리로, 카지노 사업장의 소재지 이전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입법예고 단계부터 업계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토론회가 시작됐다.

사진_제주특별자치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대회의실

토론회는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국 양기철 국장, 이상봉 도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 관광학부 이충기 교수 등이 배석한 가운데 ‘카지노 대형화 이대로 좋은가?’ 를 주제로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대회의실에서 23일 오후 2시 토론회가 개최됐다. 

질의응답 시간에 노형동 거주민이라고 밝힌 한 청중은 “랜드마크적 성격을 띤 드림타워(LT 카지노) 개장 시,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처럼 주변 상권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제주시 노형동 925번지에 위치한 드림타워는 총객실 1600실, 지상 38층(170m) 지하 6층 높이의 쌍둥이 빌딩으로 현재 공정률 50%로 2020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카지노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지노는 동전의 양면성과 같다. 싱가포르에 이어 일본이 2024년까지 3곳의 카지노를 개설, 다양한 부대시설들이 결합된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려는 것은 장기적 경기 침체를 돌파하고자 경기 부양책으로 활용한 사례며 복합리조트 시설에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려는 것이다"고 이충기 교수는 강조했다.

신종호 사무국장(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은 “지난 4월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관광 흑자를 위해 복합리조트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며 “도의회에서 추진하는 개정 조례안은 규제 개혁과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육성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 역행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좌광일 사무국장(주민자치연대)은 청정 평화의 섬 제주에 카지노가 제주의 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했다. 좌 사무국장은 “향후 (영업장)확장 이전을 통해 드림타워 카지노가 대형화가 되면 제2, 제3의 사례로 형평성 차원에서도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며 무분별한 확장과 난립을 경고했다.

양기철 제주도 관광국장은 “제주도의 카지노 정책은 신규 허가는 법령이 정비되기 전까지 논의를 하지 않고, 장소 이전 허가도 신규 허가처럼 까다롭게 적용하는 두 가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카지노 산업의 투명성과 건전성은 제주특별법 제도 개선 과제로 추진하되, 찬반 양측의 의견은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상봉 의원은 “싱가포르 2개, 일본은 3개로 카지노의 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카지노세를 30~60% 수준으로 징수하고 있다. 반면 제주는 카지노세(관광진흥기금)를 10%만 징수하고 있는 가운데 (카지노의)영업장만 대형화가 될 경우 도민에게 환원보다 투자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행산업 가속화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으며 도내 8개 카지노가 균등하게 발전해야 함은 물론 영업장 이전에 따른 확장은 이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데...'

한편 토론회는 정확한 근거를 가진 통계나 사례를 제시하지 못한 일부 좌장들의 설득력 없는 주장과 도박 산업으로 부정적인 선입견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으로 잠시 대회의실이 술렁이는 등 토론이 매끄럽지 못했다.

올해 도내 영업장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를 대표하겠다고 출발한 복합리조트, 제주 신화월드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정부도 시대적 변화에 따라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업계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있다.

그리고 도내 카지노 모두 외국인 전용이다. 기업에서 영업장 확장을 원하다는 의미는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또는 출입이 가능한 도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더 나은 영업장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며 도는 세수를 더 걷을 수 있다는 논리가 핵심이다. 

기업은 게임 테이블 숫자 하나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단 1센치라도 임의로 영업장을 늘릴 수 없다. 이는 명백한 허가 사유다.

 

'그간 없던 법을 만드는 제주'

올해로 도내 카지노를 관리감독하는 감독과와 감독위원회가 출범한지 곧 3년째로 접어든다. 팩트만 보면 감독위원회와 감독과는 도내 카지노 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국제적인 수준의 감독기구인 싱가포르(CRA), 라스베이거스(NGCB) 처럼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반세기 동안 마련했다는 법제와 규칙 등을 비교하면 그 격차가 눈에 띌 정도다.

카지노 영업장 이전에 관련된 세부적인 시행지침의 보완뿐만 아니라 산업 정책과 시장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규칙은 절대로 한 술에 배부를 수 없고 도민과 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법제도 마련을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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